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사들이 각종 규제에 묶여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이, 일본은 지상파를 앞세운 전략으로 한류 산업을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습니다.
위기의 한류 시리즈, 최선호 특파원이 도쿄에서 전해드립니다.
미소녀 48명의 춤과 노래, 일본 유명 아이돌그룹, AKB 48의 '사랑하는 포춘쿠키'라는 곡인데, 가만히 들어보면, 노랫말이 인도네시아어입니다.
AKB 48의 인도네시아 자매그룹 JKT 48입니다.
인도네시아 방송에서 일본 유명 관광지나 문화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JKT48 인도네시아 방송화면 :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니다. 지금 한신백화점 지하인데, 다양한 먹을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의 한 지상파 방송사가 공동제작했습니다.
전 세계에 일본의 콘텐츠와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이른바 '쿨 재팬' 전략의 하나입니다.
지상파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우선 동남아 6개 나라를 주목하고 있는데, 우리와 시장이 겹칩니다.
[나카무라/미쓰비시 종합연구소 정보통신본부장 : (지상파 프로그램에는) 일본의 여러 문화나 기술이 표현돼 있어서 큰 효과가 기대됩니다. 2조 엔 정도의 규모라면, 지상파가 가장 큰 역할을…]
자국 시장 중심이었던 일본 문화산업이 나라밖으로 눈을 돌린 건 사실 한류가 큰 자극제가 됐습니다.
[한류 드라마나 K-팝이 대세가 됐고, 반면 일본의 문화나 관련 산업은 크게 위축됐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하면 만회할 수 있을까?]
그동안 일본 지상파는 방송뿐 아니라 영화나 캐릭터 산업까지, 별다른 규제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축적해왔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총무성에 쿨 재팬 전담 부서까지 만들었을 정도로 발 벗고 나서고 있어서, 각종 규제로 지상파의 손발을 묶고 있는 우리와는 사뭇 대조적입니다.
잠에서 깨어나는 콘텐츠 강국, 일본의 거센 도전에 한류가 경쟁력을 지켜낼 수 있을지, 핵심은 역시 콘텐츠 제작능력일 겁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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