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만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왔던 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며 윤리적으로 감정적으로 이성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는 왜 흔들리는가, 그가 흔들리며 하게 되는 행동은 어떤 것인가.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단서를 주는 장면은 이 영화엔 없다. 시간이 지나 문득, 돌이켜보니 이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구나 깨닫는, 서서히 스며들어가는 사랑을 다뤄보고 싶었다.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있을 때, 프레임에 누구를 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에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장면이 있는데, 누군가는 그 장면을 두고 '서로 암호를 타전하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각자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비명처럼 느껴진다고.